검찰, 명태균·김영선 구속영장 청구…
공천 대가 정치자금 주고받은 혐의
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(54)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(64)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.
창원지검 전담수사팀(팀장 이지형 차장검사)은 11일, 명 씨와 김 전 의원, 그리고 2022년 지방선거에 대구시의원과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로 출마했던 이모 씨와 배모 씨 등 총 4명에 대해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(정치자금법 위반)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습니다. 이들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4일 오후 2시 창원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.
김 전 의원과 명 씨는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(국회의원 보수) 약 9천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. 또한, 명 씨는 2022년 대선 당시 본인이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을 위해 이 씨와 배 씨로부터 총 2억 2700여만 원을 지원받은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. 이 씨와 배 씨는 공천을 대가로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, 실제 공천은 받지 못하고 일부 금액을 돌려받은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. 명 씨와 김 전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.
검찰은 명 씨가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“김영선 의원의 공천을 부탁드린다”는 취지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했습니다. 이날은 당시 당선인 신분이었던 윤 대통령이 명 씨와 통화에서 “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말이 많다”고 말한 날로, 명 씨가 보낸 메시지 내용이 알려진 것은 처음입니다.
● 명 씨, “우리 김영선 의원 잘 부탁드린다”
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, 창원지검 전담수사팀은 최근 명 씨가 지역사무실에서 사용하던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포렌식을 통해 2022년 5월 9일 명 씨가 윤 대통령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했습니다. 당시 명 씨는 “우리 김영선 의원을 잘 부탁드린다”, “김영선 의원을 꼭 좀 부탁한다”는 내용의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다고 전해졌습니다. 그다음 날인 5월 10일, 국민의 힘은 경남 창원 의창 보궐선거에 김 전 의원을 공천했습니다.
또한,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5월 9일의 통화 녹취록에는 “공관위(공천관리위원회)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 경선 때 열심히 뛰었으니 좀 해주라 했는데 당에서 말이 많다”고 말하는 윤 대통령의 음성이 담겨 있습니다. 이에 명 씨는 “평생 잊지 않겠다”며 감사 인사를 전한 바 있습니다.
검찰은 이와 더불어 명 씨가 국민의힘 지도부에 “대통령 전화가 왔다. 김영선을 전략 공천 주겠다고 말씀하셨다”라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하며 사실관계를 다각도로 파악 중입니다.
● 검찰, 김 여사와의 텔레그램 메시지도 확보
검찰은 명 씨의 문자메시지와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상당수 복원했으며, 특히 올해 2월 김 여사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도 확보해 대화 경위 등을 명 씨에게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. 당시 명 씨는 김 여사에게 김영선 의원이 김해로 지역구를 옮겨 경선에서 단수공천을 받게 해달라고 요청했고, 김 여사는 “단수는 나 역시 좋다”라면서도 “기본 전략은 경선이 우선이다”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.
이후 명 씨는 2월 말,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의 ‘칠불사 회동’에서 김 여사의 메시지를 폭로하는 조건으로 김 전 의원의 비례대표 앞 순번을 받으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. 명 씨 측은 “일반 국민이 국회의원 후보를 추천하는 건 누구에게나 할 수 있는 일”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.
● 민주당, 녹취 추가 공개
더불어민주당은 명 씨가 2020년 3월 총선 출마 희망자에게 여론조작 수법을 설명하는 녹취 파일을 11일 공개했습니다. 명 씨는 녹취에서 “ARS를 돌리면 상대 지지자가 누군지 파악할 수 있다”며, 이때 상대 지지자에게 전화를 걸어 혼란을 주는 방해 조작을 설명했습니다.
민주당은 이 녹취가 선거 조작 의혹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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